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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순간 - 토란, 메리골드, 천사의 날개, 잣나무, 쉼의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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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작성일 16-09-1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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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기도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김현승-

 

목사의 아들이었던 시인 김현승이 어린 아들을 잃고 난 후에 그를 깊은 절망의 끝에서 벗어나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참 구원으로 이끄는 신의 섭리가 가져다주는 진리를 깨우치고서 자신이 취했었던 잘못에 대한 참회의 반응으로 그려져 있다. 그는 "인간이 신 앞에 드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변하기 쉬운 웃음이 아니다. 이 지상에 오직 썩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신 앞에서 흘리는 눈물뿐이다.“라는 고백을 통해 신의 섭리는 그에게 참회의 눈물을 요구하기에 신 앞에 자신이 드릴 수 있는 신이 지어준 가장 순수하고 진실된 눈물을 바친다.


김현승 시인은 시 작업, 중기 때는 신을 떠났다고 고백했지만 둘째 아들이 결혼식날 고혈압으로 쓰러진 후 두 달간의 병상에서 일어나자 교만을 참회하고 앞으로는 믿음의 시만 쓸 것을 말한다. 결국 그는 기독교적 정신에 매달려 몸부림치며, 하나님의 사랑을 갈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 연유로 그의 기도시는 가을의 심상과 질성을 이루고 있다. 그의 기도시는 20편에 가까운 가을시에 집중적으로 드러나 있다. “가을에는 가장 깊은 시를 얻는 것이 나의 기쁨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一生동안 가을의 외로움이나 슬픔을 모르고 살아왔다. 외로움이 있는 곳엔 가을마다 기도가 있었고 그 기도에 리듬을 붙이면 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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