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3일(화), 고려신학대학원이 주최하는 수도/수도남 노회 신학포럼이 경기도 군포시 소재 군포성안교회에서 개최되었다.
노회 목회자 및 직분자 50여명이 모여 예배에 대한 발표를 듣고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
|
|
|
▲ 신학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
|
수도권지역 신학포럼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라는
주제를 가지고 지난 4월 22일(월)에 동서울/서울 노회를 시작으로 개최되었으며, 이번 포럼을 포함해 앞으로 5월 2일(목) 경인/서경
노회(부천참빛교회)에서 진행된다. 수도권 이외 중부권 지역 대전/충청 노회 신학포럼은 4월 25일(목) 새하늘시민교회에서
열린다.
발표에
앞서 기획실장인 이성호 교수(고려신학대학원, 교회사)는 개회인사를 통해 “신대원이 목회자들을 위해 준비하는 신학포럼과 목회대학원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며, 앞으로 목회자 후보생 선발 기준에 TEPS가 도입되니 각 교회에서 목회자 후보생을 선출할 때 참고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목회대학원은 7월 8일에 개최하며 양용의 교수를 초청하여 마태복음을 다룬다.
오전
시간은 김홍석 목사(준비위원장, 수도노회장)의 사회로 윤광중 목사(수도노회 부노회장)가 기도한 후에 이성호 교수가 “성찬으로 회복되는 예배”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였다. 이 교수의 발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성찬으로
회복되는 예배 / 이성호 교수
|
|
|
|
▲ 이성호
교수 |
|
일반적으로 한국 개신교회는 성찬에 대하여 제대로 된
충분한 인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성찬과 관련해서 기억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명제는 예배는 인간의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행위(Opus
Dei)"라는 것이다. 예배가 하나님의 행위라는 것은 "예배는 인간이 하나님께 무엇인가를 드리는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무엇인가를
주시는 행위"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이해는 예배의 주체자는 하나님이 되신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런데 한국 교회는 예배의 주체자이신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인식이 약하다. 이 때문에
한국 교회는 쉽게 이단에 빠지게 되었다. 예배의 대상에 대한 인식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송영도 사라지고, 신앙고백은 신앙암송 시간으로 바뀌고,
설교는 종교적 교훈으로 바뀌고, 축도는 주시는 삼위 하나님보다는 받는 복의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시간이 되었다. 예배 전체가 삼위일체적일 때
예배의 주체자인 삼위 하나님이 가장 명시적으로 보여주는 성찬의 의미도 온전히 드러난다.
예배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에게 은혜를 베푸시는 행위라면 그 은혜의 수단에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시는 수단은 말씀과 성례다.
여기서의 말씀은 성경을 선포한 설교다. 성경은 그 자체로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이지만 설교는 무오한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할 때에만 설교라고 할 수
있다.
종교개혁을
통해 예배가 예전 중심에서 설교 중심으로 바뀐 것은 바른 개혁이었으나 설교가 성찬을 압도한 것에 대해서는 반성이 필요하다. 종교개혁가들이 원한
것은 성찬에 대한 올바른 자리매김이었지, 성찬을 주변부로 밀어내는 것이 아니었다. 설교는 믿음을 일으키는 수단으로서 독보적인 것이다. 그리고
성찬은 연약한 믿음을 튼튼하게 강화하는 수단이다. 따라서 복음이 온전히 선포되는 설교와 바르게 시행되는 성찬을 통하여 예배를 온전히 세워야
한다.
세례
역시 성찬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하다. 세례는 삼위 하나님의 일하심을 나타내는 중요한 수단이다(마태복음 28장). 그리고 교회는 이를 바르게
가르치기 위해 교리문답을 발전시켰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 교회는 세례에 대한 관심도, 교리문답에 대한 관심도 부족하다. "저희가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며 떡을 떼며 기도하기를 전혀 힘쓰니라"(행 2:42)의 말씀을 통해 초대교회에서 말씀과 세례와 성찬이 어떤 관계를 갖는지를
보아야 한다.
세례는
교회의 회원권의 시작을 알리고 성찬은 그 회원권을 누리는 것을 의미한다. 성찬의 방식에는 '울타리 성찬'(fenced communion)과
'열린 성찬'(open communion)이 있는데 필자는 울타리 성찬이 적합하다고 본다. 이것은 성찬의 참여자를 교회가, 구체적으로는 당회가
정하는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 이에 대해 불편할 수 있으나 성찬의 제한은 그 자체로 하나의 중요한 설교가 된다.
은혜의
수단을 실제로 수행하는 직분자도 중요하다. 직분자는 본질적으로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종이며, 가장 우선적으로 그리스도를 섬기는 자들이다. 종교개혁
이전 중세 로마 카톨릭 교회는 성찬을 미사, 즉 제사로 이해하였다. 따라서 그들에게 필요한 직분은 사제, 즉 제사장이었다. 하지만 종교개혁가들은
성찬을 식사로 이해하였다. 따라서 여기에 필요한 직분은 사제가 아니라 말씀과 성례를 집행하는 목사, 보호하는 장로, 섬기는 집사가 필요하게
되었다. 목사는 성찬 식사에서 성도들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고, 장로들은 목사가 준비한 음식을 먹어야 할 대상들에게 배분한다. 집사들은 예배 전에
성찬 집례를 준비하며, 예배 시간에 가난한 자들을 위해서 헌금을 거두고, 예배 직후에는 성도들이 먹을 애찬을 준비한다. 성찬 속에서 이런 관계가
이루어져야 당회에서도 동일한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
장로들이
떡과 잔을 나누어 주는 것은 단지 음식만 나르는 행위가 아니다. 만일 어떤 교회가 매주 울타리 성찬을 실시한다면, 장로들은 적어도 교회의
정회원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리고 평소에 부지런히 성도들의 형편을 돌보고, 성도를 위해 기도하고, 성도들이 성찬에 참여하는 것이
적합한지를 살펴야 한다. 장로들도 목양을 해야 하는 것이다. 정리하면, 성찬이 회복될 때 직분이 회복되고, 직분이 회복될 때 예배도 회복될 수
있다.
한국교회에서
성찬의 문제점은 형식보다는 내용에 있다. 목회자는 평소에 성도들에게 성찬이 무엇인지를 성경공부를 통해 자세히 가르쳐야 하고, 이는 설교를 통해서
분명히 선포되어야 한다. 성찬은 말씀에 따라 신실하게 집행될 때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복음이 바르게 설교되고 성찬이 신실하게 집행될 때,
예배의 주체이신 주님은 은혜의 수단들을 사용하셔서 자신의 백성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은혜를 체험한 성도들은 감사와 찬송으로 화답하게
된다.
오후
발표는 이범규 목사(수도남노회장)의 사회로 안병만 목사(수도남노회 부노회장)가 기도한 후에 송영목 교수(고신대학교, 신학과)가 “신약성경의
예배에서 배우기”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였다. 송 교수의 발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신약성경의
예배에서 배우기 / 송영목 교수
발표의 주안점은 다음과 같다. ▲ 예루살렘 성전
예배와 바벨론 포로기 이후의 회단 예배는 신약교회의 예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 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님과 제자들은 어떤 예배를 드렸는가?
▲ 사도행전과 서신서에 따르면 초대교회는 어떤 예배를 드렸는가? ▲ 요한계시록은 천상의 예배를 어떻게 소개하며, 현대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예배는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라는 그들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종교 행위였다. 그들은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신 하나님의 구원적 사랑을 예배로써
기억하며 기념했다. 예수님은 성전과 회단 예배 자체를 반대하지 않으셨기에, 유대교 예배의 단절자라기보다는 완성자이시다. 역사적인 단절과
진공상태가 아니라 1세기 팔레스틴의 유대인으로 태어나신 예수님의 사역은 새로운 예배, 즉 참 예배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특별히 회당 예배는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초대교회의 예배를 위한 도약판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초대교회는 회당예배의 요소 중 일부를 독특한 기독교의
신학적 이해를 반영하여 변형시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초대교회의
예배는 주로 성도의 가정집에서 모였고, 때로는 회당이나 성전에 모이기도 했다. 예배 시간과 관련해서는, 매 주일이 부활절이었다. 현대 교회도
“매 주일은 작은 부활절이다”(Every Lord's day is a little Easter) 라는 신학을 갖고 있어야 한다. 초대교회 예배의
요소들에는 찬송과 신앙고백, 기도, 성찬 및 애찬, 세례, 설교 및 사도가 쓴 편지 낭독, 헌금, 복의 선포가 있다. 초대교회의 예배 순서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와 장소에서 다양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초대교회의 예배는 말씀과 성찬이 생동감 있게 공존하는
예배였다.
요한계시록은
예배의 요소를 상징적인 방식으로 다음과 같이 나타낸다. 1) 예배로의 부름(계 1장). 2) 죄의 점검(계 203장). 3) 말씀을 가져옴(계
4:1-8:1). 4) 말씀을 읽고 설교함(계 8-13장). 5) 봉헌(계 14:1-15:5). 6) 성찬(계 15:6-19:10). 7)
행진(계 19:11-22:21). 천상의 예배가 지상의 예배의 모습에 관해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예배는 집단적이어야 한다. 2)
예배는 쌍방 대화적이어야 한다. 3) 예배는 계획된 질서가 있어야 한다. 4) 예배, 그리고 찬송은 하나님 중심이어야 하고, 삼위 하나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구원 사역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가운데 위로를 발견하고 즐기는 잔치여야 한다.
초대교회의
예배 특징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유대교의 예배의 종말을 고하시며 완성하신 예수 그리스도 중심적 예배라 할 수 있다. 이를 오늘날에 적용할 때,
초대교회가 신구약 중첩기(그리스도의 초림 - 성전 파괴)라는 하나님의 특수한 구속사의 한 시점에 위치한 것을 고려하는 차원에서 초대교회의 예배의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 올바르다. 이를 생각하며 현대교회가 추구해야 할 예배는 다음과 같다. 1) 사람에게 초점이 맞추어지는 것이 아닌, 하나님
중심의 예배. 2) 질서를 갖추되 하나님과 영적 제사장들인 성도 사이의 쌍방적이며 생동감 있는 예배. 3) 보이는 설교인 성찬이 자주 시행되는
예전이 풍성한 예배. 4) 성령님의 역사로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의 강화가 이루어지는 예배. 5) 설교자가 구약과 신약을 함께 봉독함으로써
그리스도 중심적인 계시사적 설교가 있는 예배. 6)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신 삼위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주 내용으로 하는 시편과 새 노래를
회중이 함께 찬양하는 예배. 7) 신앙고백이 강조되는 예배. 8) 삼위 하나님이 회중에게 주시는 복의 선포로 예배를 시작하고 마치는 잔치로서의
예배. 9) 그리스도 중심적 절기 예배. 10) 주중의 삶의 예배로 이어지는 예배.
논찬
및 토의 / 방석진 목사
|
|
|
|
▲ 방석진
목사 |
|
논찬을 맡은
방석진 목사(말씀전원교회)는 “지금
교회가 마치 사사시대와도 같은 것은 성찬이 퇴색되었기 때문이며, 예배신학이 혼란한 이 때 이와 같은 발표는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방 목사는 “성찬예식을 잘 집례하도록 매뉴얼을 제시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제안하였다. 그리고 1) 울타리 성찬을 시행할 때 외부
교인이 손님으로 참석했을 경우의 성찬 시행, 2) 규모가 큰 교회에서의 성찬 운영의 지혜, 3) 병환이나 노환 등 특수한 사정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자들의 성찬 참여 등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성호 교수는 이에 대해, 1) “권징이 같은 경우, 즉 교단이
같은 경우 본인이 성찬에 참석하기 원한다면 당회의 확인과 승인 후에 가능하다”, 2) “그래서 예배 안에서의 종으로서의 직분이 중요하다. 교인
수에 맞추어 직분자를 잘 세워 나가면 성찬 진행도 수월하게 할 수 있다고 본다”, 3) “초대교회에 박해를 받아 감옥에 간 사람에게 목사와
장로가 가서 성찬을 베풀었다는 기록이 있다. 오늘날로 적용하면 목사와 장로가 함께 심방을 해서 예배를 드리고 성찬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송영목 교수는 “예배 시간과 관련, 개혁교회 내에서도 성찬식 때 설교를 하는 경우도 있고 예식문만 읽는 경우도 있다”고
대답했다.